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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vs 지금 우리 학교는, 좀비 해석의 차이

by bomsaone 2025.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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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K-좀비' 드라마 비교 이미지. 왼쪽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킹덤'의 포스터, 오른쪽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의 포스터. 각각 전통과 현대를 배경으로 한 생존 이야기

한국 콘텐츠는 좀비 장르에서 독보적인 세계관과 감정을 담아내며 ‘K-좀비’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과 ‘지금 우리 학교는’은 서로 다른 배경과 시대를 바탕으로 좀비를 다루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연출 방식, 캐릭터 구성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작품을 비교 분석하여 한국형 좀비물이 어떻게 다양하게 진화하고, 각각의 작품이 가진 해석의 포인트는 무엇인지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1. 배경 설정과 사회 구조의 대조

‘킹덤’과 ‘지금 우리 학교는’의 가장 큰 차이는 시대적 배경과 사회 구조에서 드러납니다. 킹덤은 조선 시대라는 역사적 시점을 바탕으로 왕권과 민중의 갈등, 권력층의 이기심이 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현대의 고등학교를 무대로 하여 청소년, 학교폭력, 시스템 부재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킹덤은 왕이 죽자 좀비로 되살아나고, 이를 은폐하려는 정치 세력과 진실을 밝히려는 세자가 대립하며 진행됩니다. 즉, 좀비는 권력의 붕괴와 정치적 타락을 상징합니다. 반면,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교사의 비윤리적인 실험에서 비롯된 좀비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학생들은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생존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처럼 킹덤은 상류층의 부패와 민중의 고통, 우리 학교는 은 시스템 속 개인의 고립과 청소년 문제를 중심에 두고 있으며, 각각의 시대와 사회 구조에 따라 좀비라는 존재가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는 K-좀비 콘텐츠가 단순한 장르물이 아니라 사회적 은유를 담고 있다는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2. 좀비의 성격과 연출 방식의 차별화

‘킹덤’과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의 연출 방식과 위협성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킹덤의 좀비는 빠르고 집단으로 움직이며, 햇빛과 기온에 따라 행동 양식이 달라지는 생물학적 특성을 가집니다. 시체가 다시 살아나는 연출은 전통 공포 장르에 가까우며, 공포의 미장센과 느리고 무거운 분위기로 시청자에게 깊은 긴장감을 줍니다. 반면, ‘지금 우리 학교는’의 좀비는 감염 속도가 매우 빠르고,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피디한 액션 중심의 연출이 특징입니다. 또한, 하이브리드 좀비(의식이 있는 감염자)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단순한 위협을 넘은 윤리적 고민과 충돌을 불러옵니다. 이는 단순히 ‘살아남기’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또한 킹덤은 전통 의상, 궁궐, 지방 성곽 등 조선시대의 미장센을 활용해 고유의 분위기를 살리고, 우리 학교는 은 현대적 세트, 교실과 스마트폰 등 현실성 있는 소재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각각의 스타일은 좀비 연출에 전혀 다른 색을 입혀주며, 서양 좀비물과는 차별화된 한국적 표현 방식을 보여줍니다.

3. 인물 구성과 감정선의 집중 방향

캐릭터 구성에서도 킹덤과 지금 우리 학교는 은 확연히 다릅니다. 킹덤은 왕세자 이창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의 구조와 진실 추적 서사이며, 정적인 연출 속에서 인물의 정치적 판단과 도덕적 선택이 중점적으로 그려집니다. 이창은 초반에는 권력에서 밀려난 존재지만, 점차 왕으로서 민중을 보호해야 하는 사명을 깨닫고 성장해 갑니다. 반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주인공이 여러 명이며, 학생 개개인의 감정과 생존 본능이 중심이 됩니다. 온조, 청산, 수혁, 남라 등 각 인물은 또래 간의 우정, 사랑, 질투, 두려움 등을 고스란히 안고 있으며, 각자의 선택이 서사의 전환점이 됩니다. 즉, 감정의 폭이 훨씬 넓고 공감의 영역이 다층적으로 펼쳐집니다. 또한 킹덤은 ‘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면, 지금 우리 학교는 은 ‘개인의 감정’과 ‘청소년기의 고립’을 조명합니다. 전자는 대서사시로, 후자는 감정의 미시사를 다룬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구도 속에서 좀비가 인간성을 드러내는 방식 또한 전혀 다르게 표현됩니다. 결과적으로 두 작품 모두 좀비라는 외적 위협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이면을 비추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킹덤’과 ‘지금 우리 학교는’은 모두 K-좀비 콘텐츠의 대표작으로서 좀비라는 공통된 소재를 전혀 다르게 해석해 낸 작품입니다. 역사 vs 현대, 권력 vs 감정, 시스템 vs 개인이라는 구조 속에서 각각의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났으며, 한국 콘텐츠의 서사적 깊이와 표현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다시 보기를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으니, 오늘 밤 한 편을 골라 다시 감정의 여정을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